전체 글 43

장난감인줄~

장난감인줄~ 제주아이: 선생님, 여기 와봐요. 육지교사: 왜? 제주아이: 이거 너무 진짜같아요. 육지교사: 뭔데?? 아~~ 잠시만 파리채를 가져왔다. 육지교사: 조용히, 움직이지마! 제주아이: 흡 (숨을 들이켜고 입을 막는다) --> 뭐 그닥 입까지 막을 일을 아니었는데 너무 말을 잘 들어주네. 찰싹! 육지교사: 잡았다! 제주아이: 파리예요? 육지교사: 응, 엄청 큰 파리네. 제주아이: 난 장난감인줄 알았네. 제주 파리는 정말 컸다. 그래서 제주아이는 요즘 한창 활동중인 곤충교구 중 하나인줄 알았나보다. 이번에 알았다. 보육실에 왜 파리채가 있는지.

사람은 사람과 함께 있는게 맞다.

사람은 사람과 함께 있는게 맞다. 늘상 사람들 속에 있던 사람이 사람들 밖에 있으니 그냥 '이방인'이었다. 아는 사람 한 명도 없는 제주에서 처음 만난 분은 공인중개사님. 그 다음은 오일장 과일가게 사장님. 주구장창 집에서 바다만 보거나, 걷거나, 코로나로 인해 차로 여기 저기 사람들을 피해 다녔다. 좋다, 좋다, 하며 지냈는데 어느 날, 어느 순간부터 내가 알고 지낸 모든 사람들이 궁금하고 보고싶어졌다. 마치 이국땅에서 걸린 향수병처럼.. 맛집도 더이상 맛있지 않았고, 카페도 더이상 내 흥미를 끌지 않았다. 육지에서 내려 온 사람들 대부분이 1년안에 그런다더니 나도 그런가보다. 그래서, 정착하려 내려왔다가 2년안에 다시 육지로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여기 현지인들은 그닥 정을 쉽게 주지 ..

주유소에서 받은 선물

주유소에서 받은 선물 요즘 제주의 기름값은 그나마 좀 내렸다. 일주일새로 몇십원씩 올라 2,400원을 훌쩍 넘어가다 이제서야 평균 1,970원정도 한다. 가끔 좀 더 싼 곳을 만나기도 하는데 그런 곳은 꼭 주유를 하고 나서야 보게된다는... 어제 동네에서 주유를 하고 출발하려는데 직원분이 양파 한 망을 들이밀었다. "안사요~~" 하려는데 "70,000원 이상이라 드리는거예요." 라며 햇양파를 주셨다. 헉! 생수도 아니고 티슈도 아니고 양파를... 내 주먹보다 큰 양파들이 가득 든 양파 망을 받아 들었다. 제주는 역시 남달라. 마침 집에 양파 하나도 없었는데 암튼 반갑웠다. 실속있고 좋네. 뭐~ 담엔 무나 마늘도 주시면 좋겠다. 친한 지인분이 다음엔 횟감주는거 아니냐구 ㅎㅎㅎ 한적한 길가엔 우리를 나온 소..

즐기지 못하는 공간 - 베란다

즐기지 못하는 공간 - 베란다 요즘 창밖이 익숙하다보니 베란다에 앉아 바다를 보며 커피 한잔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처음엔 눈만 뜨면 가서 앉아 있었는데. 지금은 서서 보는 정도. 그때의 한가로움과 여유로움이 많이 없어서 그런건 아닌지. 그래서 오늘 해가 지는 시간부터 베란다에 앉아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바다멍을 하다 가시리 다녀 온 글 하나 올리고 나니 어느새 밖은 등대 불빛과 항구의 불빛만 남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었다. 바다 앞이라 해가 지면 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해가 지면 밖을 나갈 수 없다. 무서워... 서울 같으면 상가들이 많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있어 혼자서도 잘 다녔는데, 여긴 대낮에도 오일장이 아니면 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혼자 다니는걸 포기하는게 낫다. 오늘은 곧..

카테고리 없음 2022.04.11

찐 봄이 있는 곳 - 가시리

찐 봄이 있는 곳 - 가시리 서귀포시 표선면엔 찐 봄을 흠뻑 느낄 수 있는 벗꽃길이 있다. 차로 한 참을 달려도 내내 벗꽃과 유채꽃이 즐비한 곳. 이 곳을 2월 집 근처에서 벗꽃 핀 것을 보고 몇 번을 갔었다. 한시간 반이나 걸리는 그 곳을. 갈 때마다 아무 변화가 없더니만 3월이 거의 지날쯤부터 만개를 했다고 하더라. 4월에 들어서 갔더니 이미 꽃잎이 흩날리고 있는 중. 코로나로 벗꽃아래 화사하게 피던 유채꽃을 다 밀어버렸다고 했지만, 유채꽃의 생명력에 올 해는 손을 들은 듯. 화사하게 풍성히 피어나진 않았지만 그래도 피어났다. 그 아이들은. 가시리 마을쪽에서 들어서는 이 도로의 입구는 정말 위아래로 풍성해 차가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들었다. 모두가 허겁지겁 내려 사진찍기 바쁜 모습들. 나는 주차할 ..

돌고래가 신났다.

돌고래가 신났다. 바다가 잔잔하면 어김없이 돌고래가 궁금해진다. 오늘은 있겠군...하면서. 얼마전엔 집 베란다에서 지나가는 돌고래를 봤다. 처음이었다. 집에서 돌고래를 본 것은. 항상 돌고래를 보려고 근처로 갔는데 이게 웬 횡재인지 집 앞이 바다인게 이럴 때 조쿠만. 뭐,, 그 뒤로 아직 재회는 못했다. ^^ 어제 신화월드에 있는 프리미엄아울렛 구경을 갔다가 딱히 볼만한게 없어 아쉬운대로 수월봉 단골 건어물집에 들러 쥐포를 사가지고 집으로 향했다. 수월봉부터 차귀도까지 있는 건어물 가게들은 반건조 오징어, 쥐포 등을 파는데 서울보다 훨~~~ 싸고 양도 많다. 특히 쥐포는 어른 손바닥보다 큰거 10장에 만원. 그걸 2묶음 사면 제법 오래 먹는다. 집에 가는 길을 해안도로를 타고 오다보면 돌고래를 자주 보기..

청보리와 유채꽃이 한가득 - 가파도

청보리와 유채꽃이 한가득 - 가파도 얼마전부터 탁 드인 바다를 달리고 싶어 마라도라도 가 보고자 운진항에 갔다. 음...나 배 타고 자리에 앉은지 5분만에 내렸다. 파도가 세서 당일 관광객들은 모두 내리라는 방송...이런...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터벅터벅 걸어 집으로..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늘 아침 창밖을 보니 바다 잔잔...바람 없고...날씨 굿! 망서릴 이유가 1도 없어 씻자마자 운진항에 갔다. 봄이라 그런지 영~ 한 커플들은 거의 없고 친목계 회원들이 넘쳐났지만 뭐 그 사이 어딘가에 끼어 배에 올랐다. 냅다 뛰었지만 출발 마감으로 눈 앞에서 못 올라탄 어느 친목계 회원들의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내가 탄 배는 얄짤없이 출발하였다. 배는 더 보란 듯 방향을 바꾸어 목적지인 가파로로 힘차게..

마리모 뜨다!

마리모 뜨다! 우리집엔 자잘한 반려식물들이 있다. 물론 난 아니다. 난 뭘 동물이든, 식물이든 키우는 것에 재주가 없다. 남편이 동식물에 애정이 깊다못해 초집중한다. 유*브를 보고 또 보며 어항의 이것저것들을 챙기고 여름에 아이스커피 마시던 유리잔에 수상식물 이것 저것을 키운다. 제주로 올때 가장 걱정했던 것이 6년째 키우고 있는 거북이의 생존이었다. 비행기로 못데리고 오니 자동차 탁송할 때 뒷트렁크에 넣으며 엄청 걱정했지만 잘 살아서 왔다. 한...1주일 배멀리하는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다 점차 살아난 녀석. 지금은 뭐~~ 그 중에 마리모도 있다. 남편이 육지에서도 키웠지만 우리 둘 다 마리모가 뜬 것을 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런 마리모가....마리모가 오늘 드디어 떴다. 환기 후 창문 닫으러 베..

마음이 즐거운 곳 - 산양큰엉곶

마음이 즐거운 곳 - 산양큰엉곶 얼마전 지나가던 길가에 아주 작은 공원처럼 생긴 휴식공간을 보았다. 그 지역이 '산양'이라는 것은 차를 주차하고 나서야 알았고, 일단 내려 주변을 보다보니 재정비중이라는 글자가 보여 여기도 뭔가 있나보구나...하고 그렇게 지나갔다. 며칠만에 다시 좋았던 오늘 그렇게 그냥 지나갔던 곳이 생각나 주저없이 갔다. 오~ 생각보다 흡족했다. 새단장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도 있고, 그래서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고, 무엇보다 며칠만의 외출이라 그런것도 있는 듯. 요즘 서귀포는 강풍에, 먹구름에, 해무에...날이 그랬다. 먹구름과 비는 집에서 창밖을 하염없이 보게 만들고, 햇볕과 구름은 어쩌다 집순이 하고 있는 나를 밖으로 끌어낸다. 햇볕때문에 밖으로 끌려 나온 날. 오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