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걸어도 좋을 숲길 - 곶자왈도립공원
제주엔 혼자 걸어도 좋은 숲길이 많다.
제주의 숲은 묘하다.
참 묘하다.
나무도 신비롭고,
그 나무를 감싸며 함께 살고 있는 덩굴도 신비롭고,
흔히 보는 산고사리들도 신비롭다.
요즘은 무장애길이 많이 설치되어 있어
다리가 불편한 사람들도 숲을 만날 수 있다.
여기 곶자왈도립공원도 그렇다.
'곶'은 숲, '자왈'은 가시덤불을 뜻하며, 크고 작은 용암이 쪼개져 요철 지형이 만들어진 곳에 나무와 덩굴이
뒤섞여 원시림이 된 곳을 '곶자왈'이라고 한댄다.
그런 나무와 덩굴이 뒤엉킨 길을 걷다 보면 만나는 다양한 나무들.
대부분 이름을 모른다. 나는...
그래서 모든 숲이 신비로운것 같다.
오래된 나무의 뿌리가 길 바닥으로 거침없이 펼쳐져 있는 곳에 이르면
나는 머뭇거리게 된다.
이 나무의 이 뿌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밟혔을까...
쉽게 뿌리에 발이 닿지 않아 최대한 피해서 지나친다.
나 아직 동심이 남아 있는거야? 그런거야?
영상처럼, 이 길을 걸어가면 왼쪽으로는 전망대, 오른쪽으로는 비포장길로 나눠진다.
먼저, 전망대로 가는 길.
나 보다 앞서 갔던 분이 벌써 나를 스쳐갔다.
그렇다면 전망대는 곧 나온다는?
진짜 그랬다.
얼마 안가 전망대가 나왔다.
생각보다 낮은 전망대.
올라가는 길엔
다양한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고
올라가니 한라산과 주변 오름들이
보였다.
난, 이번에 여기서 항상 궁금했던 산 이름을 알게 되었다.
산방산 앞에 있는 산이었는데,
난 그 산을 볼 때마다 고래같다 생각하며
저 산 이름은 뭘까? 궁금했지.
근데, 그 산이 고래가 아니었어. ㅎㅎㅎ
정식 이름은 단산(바굼지오름).
바굼지는 제주말로 박쥐= 산이 박쥐모양이라 바굼지라네.
박쥐래...난 고래로 봤는데...
전망대에 올라 또 하나를 배워 내려왔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배움, 나무 이름.
뿌리와 기둥이 서 있는 식물 모두를 통틀어 그냥 '나무'라고 할 정도로 무식 수준인데
이름표를 보며 느낌표가 계속 머리에 찍혔다.
이제 이름으로 불러줄께.
예덕아,
새덕아,
생달아,
덜꿩아,
센달아,
사스레피야...
그런데, 너희는 꼭 이름표를 달고 있어야 해. ^^
이런 무난한 길이 재미 없다면 전망대로 갈라지는 그 길에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된다.
그 길은 아주 험한 건 아닌데, 걷기 많이 불편한 돌길이다.
그것도 안으로 들어가면 갈 수록...
그래서 나는 가다 돌아왔다. ㅎㅎ
입장료는 1,000원이고 영어마을 바로 옆이다.
(지페는 받지 않아 카드결재 해야 함)
다만 주차장이 큰 편이 아니라 그건 알고 가시길.
입구에 카페와 화장실도 있으니 불편한 부분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가볼 만한 것 같다.
동쪽에 있는 비자림만큼은 아니지만 가볍게 가 볼 만하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