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나무가 한 가득 - 비밀의 숲
제주엔 우러러볼만한 나무들이 참 많다.
어제 아침 기온 영상 3도를 확인하며 동쪽으로 달렸다.
서남쪽이 집인 나에게 제주의 동쪽은 진짜 큰 맘 먹어야 갈 수 있다.
한라산이 섬 가운데 있기에 제주시로 올라간 후 동쪽으로
한참을 달려야 하는데 무려 2시간.
막히지도 않고 2시간은 서울에서 충남가는 시간정도일 것 같다.
그래도 동쪽 여행을 계획한 날은 일찍 나설 수 밖에 없다.
간만에 날이 좋아 텀블러 하나 들고 출발.
2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전부터 가보려했던 편백나무 숲.
늘씬~~하게 쭉 뻗은
그 많은 나무들이
엄청 꼿꼿하게 서 있는
모습을 보니
그냥
와))))))))
소리가 절로 나왔다.
단, 이곳을 가기 위해서 엄청난 비포장 도로와 포장 도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당연하게
포장도로로 검색해서 갔는데...
안보였다. 비밀의 숲이.
어딨는거야? 대체??
결국 눈 앞에 보이는 길을 신뢰하지 못하고
'비밀의 숲'이라고 검색해 가니 흠....
큰 돌들이 다다다닥 박히고, 웅덩이가 푹푹 파여있는
엄청난 비포장도로가
'어서오셔~ 갈 수 있음 가보던가'
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호기를 가지고 차를 끌고 비포장도로에
들어서는 차들은 기어, 기어 가면서 여기 저기서
드륵! 드륵! 차 밑 긁히는 소리를 냈다.
그 모습을 보며
난 아주 빠르게 걍 입구에 대고 걷기를 택했다.
비밀의 숲 안에는 화장실이 없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어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곳에서 미리 들러 갔다.
한...3분 정도 걸어가 만난 출입구.
걸어들어갈 때는 사람들이 없다 생각했는데
입구엔 좀 들 계셨네.
그나마 평일이라...
입장료는 1인 2,000원인데
현금, 계좌이체 가능하고 카드는 결재되지 않으니
현금 확인하시길.
입장료 받는 곳에서 음료도 팔고 있는데날이 추워 딱히 뭘 마시겠다는 생각은들지 않았다.다른 계절엔 음료수가 필요할 듯 싶다.
입구를 지나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돌집 하나.여기서 감성 사진이 많이 탄생할 듯 싶다.
여기 외엔 전부 편백나무 가득한 숲이라 천천히 산책하며 나무를 보는 재미가 제법 좋고, 마음에 여유와 자연의 신비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제주의 숲들은 그런 것 같다.신비롭고, 경이롭고...그래서 사진으로 다 담지 못하는 아쉬움도 크고.
숲 자체가 큰 곳이 아니고 나무들이 비슷해서 사진에서는 다 같은 장소에서 찍은 것 같을 수 있지만
숲을 좋아하고, 자연을 좋아하는 분들은 그 안에 있는 것으로 행복할 것 같다.
편백나무 숲을 실컷 보고
비포장 도로를 걸으며 정면에 보이는
눈 덮힌 한라산.
한라산은 보는 곳에 따라
산 모양이 달라보이는데
개인적으로는 서쪽에서 보는
한라산이 예쁜것 같다.
특히,
눈이 덮혀있는 산은
더 멋진 것 같다.
그 엄청난 비포장도로를 걸어 차로 와서야 비로소
추웠다고 느끼며 히터를 빵빵하게~~
영상 5도였지만 바람이 아주 차가웠다.
오늘 서울은 엄청난 눈이 내렸다고 하는데
지금 우리집 앞은 그냥 하루 해가 지는 평범한 날이다.
새벽 밤하늘에 며칠만에 별들이 가득 뜬걸 보고
짐작은 했지만... 쫌 뭔가 서운하다.
오늘도 별이 가득 뜨면 내일은 해안도로 산책을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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