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짝이 여행 일기

깊고도 넓은 생각 속으로 - 전이수갤러리

늘짝이 2022. 2. 10. 22:10

깊고도 넓은 생각속으로 - 전이수갤러리

 

오랫동안 마음에 둔 곳에 다녀왔다.

'전이수갤러리'

 

영재발굴단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그 당시) 9살 작가는 나이로만 보는 '꼬마'가 아니었다. 

그 작가는 그때도 깊었고, 그때도 넓었다.

그래서 나는 그 9살 아이를 '작가'라고 부를 수 있다.

지금은 정말 더 깊고 넓어진 자신의 세상을 만든 '작가'다.

 

 '걸어가는 늑대들-전이수갤러리'는 

함덕해수욕장 앞에 있다.

 

오전은 아이와 함께 관람할 수 있고,

오후는 조용한 관람을 하는

시스템이며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기다리지 않는 팁이다.

 

아주 화창한 날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푸른 하늘 아래 화사한 함덕 바다를 한 동안 보고 난 후

갤러리로 향했다.

전이수갤러리의 큰 제목은 '걸어가는 늑대들'이다.

갤러리 담벼락에 전이수 작가의 글씨체로 써 있는 제목을 읽으며 안으로 들어섰다.

 

담벼락 곳곳에 작가의 글과 그림이 가득했다.

글을 참 잘쓰지만,

난 그 글씨체가 너무 좋다.

글이 아무리 길어도 읽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글씨체.

 

작품이 전시된 2층엔 전이수 작가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그림과 글들이 있다.

 

1층에서 작가이야기를 영상으로 본 후

안내를 받아 2층으로 가면

영상에서 본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전이수 작가는 이제 동생과 같이 창작활동을 한다.

작가 형제는 그림 그리기에 앞서 글을 먼저 쓰며 감정을 저장한다고 한다.

글을 쓴 후 글에 담아 둔 감정을 그림에 옮긴다고 한다.

 

그림 감상... 아니 작품 감상이

그냥 감상으로 남지 않는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그냥 색을 칠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림을 감상하면

할 수록

저절로 느끼게 된다.

 

한 어린아이가 자신이 느끼는 것을 언제든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즉시 할 수 있다는 것...

전이수작가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하며 살아왔는데

난 너무 부럽다. 그 조건없는 자유가.

어른이 될 수록, 어른으로 익어갈 수록 조건이 없는 것은 하나도 없어...

조건엔 또 책임이 붙으니...그 무엇에서도 자유로울수가 없지.

 

관람예약에 1인 9,000원의 관람료가 있는데

이건 와서 들어보니 9,000원에서 일부는 기부가 되고, 나머지는 같이 운영하고 있는 카페나 아트샾에서 

물품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의 엽서와

전시장의 그림과 글이 들어있는 책과 

이수의 일기를 샀다.

 

엽서는 내가 매일 열고 닫는

냉장고에 붙여놨다.

 

마음 편해지는 그림

그림 아래

더 마음 편해지는

글자 하나

'위로'

 

 

제주를 여행한다면 꼭 들러보길 권한다.

혼자이든, 가족과 함께든, 연인과 함께든...

 

[제주시 조천읍 조함해안로 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