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도 넓은 생각속으로 - 전이수갤러리
오랫동안 마음에 둔 곳에 다녀왔다.
'전이수갤러리'
영재발굴단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그 당시) 9살 작가는 나이로만 보는 '꼬마'가 아니었다.
그 작가는 그때도 깊었고, 그때도 넓었다.
그래서 나는 그 9살 아이를 '작가'라고 부를 수 있다.
지금은 정말 더 깊고 넓어진 자신의 세상을 만든 '작가'다.
'걸어가는 늑대들-전이수갤러리'는
함덕해수욕장 앞에 있다.
오전은 아이와 함께 관람할 수 있고,
오후는 조용한 관람을 하는
시스템이며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기다리지 않는 팁이다.
아주 화창한 날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푸른 하늘 아래 화사한 함덕 바다를 한 동안 보고 난 후
갤러리로 향했다.
전이수갤러리의 큰 제목은 '걸어가는 늑대들'이다.
갤러리 담벼락에 전이수 작가의 글씨체로 써 있는 제목을 읽으며 안으로 들어섰다.
담벼락 곳곳에 작가의 글과 그림이 가득했다.
글을 참 잘쓰지만,
난 그 글씨체가 너무 좋다.
글이 아무리 길어도 읽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글씨체.
작품이 전시된 2층엔 전이수 작가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그림과 글들이 있다.
1층에서 작가이야기를 영상으로 본 후
안내를 받아 2층으로 가면
영상에서 본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전이수 작가는 이제 동생과 같이 창작활동을 한다.
작가 형제는 그림 그리기에 앞서 글을 먼저 쓰며 감정을 저장한다고 한다.
글을 쓴 후 글에 담아 둔 감정을 그림에 옮긴다고 한다.
그림 감상... 아니 작품 감상이
그냥 감상으로 남지 않는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그냥 색을 칠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림을 감상하면
할 수록
저절로 느끼게 된다.
한 어린아이가 자신이 느끼는 것을 언제든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즉시 할 수 있다는 것...
전이수작가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하며 살아왔는데
난 너무 부럽다. 그 조건없는 자유가.
어른이 될 수록, 어른으로 익어갈 수록 조건이 없는 것은 하나도 없어...
조건엔 또 책임이 붙으니...그 무엇에서도 자유로울수가 없지.
관람예약에 1인 9,000원의 관람료가 있는데
이건 와서 들어보니 9,000원에서 일부는 기부가 되고, 나머지는 같이 운영하고 있는 카페나 아트샾에서
물품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의 엽서와
전시장의 그림과 글이 들어있는 책과
이수의 일기를 샀다.
엽서는 내가 매일 열고 닫는
냉장고에 붙여놨다.
마음 편해지는 그림
그림 아래
더 마음 편해지는
글자 하나
'위로'
제주를 여행한다면 꼭 들러보길 권한다.
혼자이든, 가족과 함께든, 연인과 함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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