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짝이 하루 일기

넘어진다는 것.

늘짝이 2022. 1. 21. 09:19

넘어진다는 것.

 

어떠한 것을 열정적으로 하다보면 그 '열정'이란 함정에 빠질 수 있는 것 같다.

열정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만큼,

내가 그 열정에 첫 발을 디뎠을 때를 잊어버리는걸까...

그 첫 발엔 분명 소명이 함께였을텐데.

 

어제,

개인의 열정이 소명을 감싸버리면 일어날 수 있는 한 분의 이야기를 들게 되었다.

하지만 나름의 시간속에서 봐 왔던 그 분이 열정의 함정에 빠질거라고 생각도 못해봤고...

아니, 지금도 오해가 있었을거라 생각이 들만큼

남들이 사실이라는 그 말을 아직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마음이다.

그 분의 행하심에 함께 동행도 해 봤고, 그 분의 말씀을 앞자리에서 들어도 봤고,

더욱이 나에게 일어난 놀라운 일을 그 분과 함께 했었기에...

 

허탈하기도...

서운하기도...

참담하기도...

씁쓸하기도...

 

그 분에 대해 모두가 나에게 해준 말...한. 순. 간.

'한 순간'이라는 말이 '넘어진다는 것'을 너무 명확하게 팩트로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어떤 부연설명이 필요하지 않는 단어. 한. 순. 간.

 

요즘들어 가뜩이나 얇아진 믿음에 금이 가는 듯하면서도

반대로 정신을 차려야한다는 종소리 같기도 한 소식이 계속 생각속에 나를 밀어넣고 있다.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아무리 생각을 해도 나는 역시 걸어왔던 길을 계속 걸어가야한다는 마음이다.

비록 그 분의 이야기가 나름 쓴 맛으로 남아있겠지만

나는 실망이나 비난의 마음 대신 열정이 시작되던 그 시점으로 다시 '회복'하시길 기도해야겠다.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아 멘토에게 물었을 때,

그 분의 상황을 포장해 전해준 근황을 의심 1도 없이 그대로 믿고 지냈던 나.

그래서 그 분의 넘어짐이 엄청나게 충격적이지만, 

덕분에

내가 느낄 감정을 알기에 가공된 근황을 전해 준 나의 멘토 마음을 이제야 알게 되었네.

그 가공된 근황을 전할 수 밖에 없었을 나의 멘토는 나보다 더 큰 상처가 생겼을텐데.

 

정신이 차려진다.

온갖 이유를 스스로에게 대며 합리화 시키던 나의 삶이 잠깐 찬물에 들어갔다 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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