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짝이 여행 일기

청보리와 유채꽃이 한가득 - 가파도

늘짝이 2022. 4. 6. 20:26

청보리와 유채꽃이 한가득 - 가파도

 

얼마전부터 탁 드인 바다를 달리고 싶어 마라도라도 가 보고자 운진항에 갔다.

음...나 배 타고 자리에 앉은지 5분만에 내렸다.

파도가 세서 당일 관광객들은 모두 내리라는 방송...이런...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터벅터벅 걸어 집으로..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늘 아침 창밖을 보니 바다 잔잔...바람 없고...날씨 굿!

망서릴 이유가 1도 없어 씻자마자 운진항에 갔다.

봄이라 그런지 영~ 한 커플들은 거의 없고 친목계 회원들이 넘쳐났지만

뭐 그 사이 어딘가에 끼어 배에 올랐다.

 

냅다 뛰었지만

출발 마감으로 눈 앞에서 못 올라탄

어느 친목계 회원들의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내가 탄 배는 얄짤없이 출발하였다.

 

배는 더 보란 듯

방향을 바꾸어 목적지인

가파로로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다.

 

아!

탁트인 바다를 달리고 싶었는데 왜 실내에 앉았지?

출발하고서야 생각이 났다.

몸의 본능적 움직임이 내 바람을 삭제했구나.

그냥 가자...어차피 10여분밖에 안되는 거리인데...

 

봄에 청보리가 장관이라는 가파도를 이제야 와 보네.

날도 좋고, 이미 한 번 와 봐서 지난번 못가본 곳 위주로 걷기 시작했다.

가파도는 왕복표를 구입하면 무조건 2시간이다.

들어가는 시간을 선택하면 나가는 시간은 그냥 따라온다.

마라도는? 음...기억이 잘...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청보리밭 어딨지?

죄다 유채꽃밭인데?

하며 두리번 거리다 보면

중간중간 

청보리밭이 보였다.

 

산방산 앞이 제법 많이 피었다

생각한 유채꽃이

가파도에 한가득이었다.

이뿌군.

 

 

가파도 유채꽃은 거의 내 키만했다. 풍성했고 노란색이 선명했다.

내 울엄마, 울할머니처럼 꽃밭에서는 사진찍지 않으리!!

눈으로, 사진으로만 담은 유채꽃이 가파도에 모인 사람들의 마음을 아름답게 해 주는 것 같았다.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얼굴들이었다.

 

아침도 굶고 눈 뜨자마자 왔더니 출출해져 

핫바를 하나 샀다.

응당 핫바라하면 기름에 갓 튀겨낸 그거여야 하는데

가파도 핫바는 두꺼운 어묵꼬치였다. ㅎㅎㅎ

뿔소라로 우려낸 국물이라는 쥔장님의 (자화자찬)극찬과

2층에서 먹으라는 뭔지 모를 부심에 

이끌려 올라가 잠시 마스크를 벗었다.

아무도 없어 한적했고, 출출한데 핫바가 눈 앞에 있고,

햇살은 따스하고, 바다는 파도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깔아주고...

더 없이 좋았다. 오천원의 행복.

 

 

가파도에서 가장 번화가인 벽화길에서 지난번에 제대로 못 둘러본 상점들을 둘러보며 천천히 걸었다.

요즘같은 계절엔 어떤 모자를 팔고 있는지 보면서.

곧 끈 달린 여름용 모자를 하나 사야할 것 같으니까.

바람이 센 이 제주에서는 육지에서 쓰던 모자들이 별 소용이 없어서.

 

 

드디어 

청보리밭이다.

 

아주 싱싱한녀석들이네.

여기선 이 청보리로

보리쌀은 물론

미숫가루를 만들어 

팔고 있었다.

 

음..500g에 8,000원

 

다들 기념품처럼 한 봉지씩 사가는 것 같다.

같은 봉투를 들고 다니는거 보면^^

 

오전 잘 놀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