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짝이 여행 일기

찐 봄이 있는 곳 - 가시리

늘짝이 2022. 4. 11. 20:00

찐 봄이 있는 곳 - 가시리

 

서귀포시 표선면엔 찐 봄을 흠뻑 느낄 수 있는 벗꽃길이 있다.

차로 한 참을 달려도 내내 벗꽃과 유채꽃이 즐비한 곳.

이 곳을 2월 집 근처에서 벗꽃 핀 것을 보고 몇 번을 갔었다.

한시간 반이나 걸리는 그 곳을.

갈 때마다 아무 변화가 없더니만 3월이 거의 지날쯤부터 만개를 했다고 하더라.

 

4월에 들어서 갔더니 이미 꽃잎이 흩날리고 있는 중.

코로나로 벗꽃아래 화사하게 피던 유채꽃을 

다 밀어버렸다고 했지만,

유채꽃의 생명력에 올 해는 손을 들은 듯.

화사하게 풍성히 피어나진 않았지만

그래도 피어났다. 그 아이들은.

 

가시리 마을쪽에서 들어서는 이 도로의 입구는

정말 위아래로 풍성해 차가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들었다.

모두가 허겁지겁 내려 사진찍기 바쁜 모습들.

나는 주차할 곳이 마땅치않기도 했고, 

좀 더 달리면 풍성하면서도 사람들이 덜 있을 것 같았 내리지 않고

그냥 그 예쁜 길을 지나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냥 지나치면 안되었던거였다....ㅜ.ㅜ

달리면 달릴수록 이미 지고 있는 벗꽃과 듬성듬성한 유채꽃들.

 

사실 제주에는 벗꽃이 특정 지역에만 잔뜩 피어있는게 아니다.

제주 곳곳에 풍성하게 피어있다.

제주 시내로 들어서는 길목도 풍성.

어느 작은 동네의 좁은 길가에도 풍성.

제주시외버스터미날 옆 길가는 벗꽃터널처럼 풍성.

그래서인지

그냥 쳐다보고, 아님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가면 대부분 현지인이란다.

서서 사진찍거나

감상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관광객이라네. 

 

 

그래도 차를 주차하고 걸으며 엇박자 벗꽃의 흩날림을 눈에 담았다.

유채꽃 감상은 별로하지 않았다.

2월부터 흔하게 본게 유채꽃이라 사실 감탄사까지는....

오히려 개나리를 제대로 못봐 아쉬웠지.

올 봄은 서울에서 흔하게 보던 개나리를 거의 못본 봄이다.

 

 

목장의 말들도 관광객이 좋아서인지

날이 좋아서인지

(올 때마다 얼굴도 안비추더니만)

바닥에 누워 몸부림을 치기도 하고

뒹굴기 개인기도 보이며

제대로 즐기고 있었다.

덕분에 주변에서 말을 보던

아이들은 해맑게 웃었고

그 모습을 보니 기분좋은 여행을 

하고 있겠다 싶어

내 기분이 다 좋았다.

 

아이들은 어느 순간에도 행복해야 한다.

좋은 여행 되렴^^

 

유채꽃 프라자까지 걷는 내내 네잎크로버만 찾았고,

결국 5개의 네잎크로버를 찾아 차로 돌아왔다.

기름 엄청 비싼 요즘 한시간 반을 달려 표선까지 왔기에 그냥 돌아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근처 '보롬왓'으로 이동하였다.

유채꽃과 튜울립이 한가득 있는 곳.

그걸 보러 온 사람들도 한가득 있는 곳.

그래서 제법 넓어서 

사람들과 멀찍이 떨어져 다니거나 

사진찍을 수 있었다.

 

다들 꽃앞에서 행복해하는 것을 보니

나이들이....ㅎㅎㅎ

 

특히 우리 신랑.

먼 꽃을 그리 지극정성으로 찍는지.

남편이 꽃 사진 찍은지 좀 되었다.

난 왜 찍는지 모르겠는데 암튼

동식물에 관심이 높다.

 

난 한 두장 찍으니 슬슬 흥미도

집중력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제 다 거기서 거기 같아질 때즈음.

시원한 커피 한 잔과 당근쥬스 한 잔.

당근쥬스, 당근케잌은 제주의 카페엔

거의 대부분 있는 것 같다.

 

이제 집에 가자....

음료는 차에서 마시기로 하고

미련없이 보름왓을 나왔다.

 

들어갈 때는 그래도 한가했던 주차장이 대형버스들로 채워졌고, 그 안에서 우르르르~~

얼른 가자.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은 치고 빠지기를 잘 해야해.

그렇게 잠시 봄의 결과물들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 가시리 벗꽃거리-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 464]
[보롬왓- 서귀포시 표선면 번영로 235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