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43

들으면 단번에 할 수 있는가.

들으면 단번에 할 수 있는가. 우리는 대부분 어떤 것에 대한 요구나 요청, 지시, 의견 등을 들을 때 나에게 유익이 되는 것을 확실히 알 때를 제외하면 단번에, 단 한번에 그것을 하고 있나? 음... 우선 나는 머뭇거리는 일이 많이 늘었다. 예전과 다르게 '즉시'를 많이 잊어버린 것 같다. 전에는 마음에 들으면 '예' 하고 행하던 일들이 많았는데.. 어떤 때는 늘 그래왔는데... 그런 내가 점점 땅을 고르고 있다. 어디에 누워야 돌에 덜 베길것인가...하며 돌맹이 들이 덜 있는 곳을 찾듯이. 하루종일 생각해 봤는데...음...그것은 내 환경에 '여유'라는 것이 생기면서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물질의 여유, 환경의 여유, 시간의 여유들이 나를 이리저리 재는 사람으로 만들고 있더라. '예, 제가 하겠습니다.'..

길을 걷는다는 것

길을 걷는다는 것 탁 트인 제주의 길을 걷다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내가 여기까지 와서 걷게 된 이유랄까... 여기서 걸어다니는것은 내 인생에 있었던걸까. 여기서 매일 보는 바다와 하늘과 구름과 별은 내 인생에 있었던걸까. 창문도 없는 사무실 책상에 앉아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수시로 생기는 일들을 처리하고, 그러다 답답해지면 나와 같은 상황의 보내고 있는 분들에게 전화해 잠깐의 숨을 쉬던 그 시간이 그닥 오래된것이 아니라 아직 현재가 현재같지 않은걸지도 모르겠다. 그 버거웠던 시간이 지금은 조금 그립다. 함께 그 버거운 시간을 견뎌내던 분들이 그립다. 내 그 시간에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일지도... 요즘, 어떤 것을 위한 집중 중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시간을 쏟다보니 글 올리는 정성이 점점 ..

조용하지만 아기자기한 카페 - 사사일

조용하지만 아기자기한 카페 - 사사일 제주는 2월이 봄과 함께 시작되었다. 2월이면 서울은 아직 한껏 추운 시간들인데, 제주는 2월이 시작되자 유채꽃이 피었고, 서남쪽엔 벗꽃이 피기 시작했다. 지금 3월은 유채꽃은 만발해서 여기저기 노랑노랑이다. 서남쪽에서 막 피기 시작했던 벗꽃은 이제 제법 활짝활짝 피었다. 혹시나해서 동쪽에 갈 일이 있어 가시리에 가보니 거긴 벗꽃길임에도 아직 그냥 나무들이었다. 서쪽이 더 따뜻한가? 외부 일정에 시간이 일러 산방산 갔더니 유채꽃이 엄청나 다들 사진찍기 바쁜 모습에 차마 내리지 못하고 눈으로 보고 지나쳐 집 근처로 검색한 카페에 갔다. 카페 사사일. 이게 길가에 있는 간판이다. 사: 사실은 사: 사소한 일: 일상 주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 사사일. 입구에서 들어가는 약간..

효리네집 - 소길별하

효리네집 - 소길별하 1월 어느 날, 우연히 효리네집이 예약제로 개방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남편이 예약을 했고 지난 2월에 다녀왔다. 생각보다 작았던 집. 들어가는 입구도 좁아 차 한대가 내려오던, 올라가던 하면 늦게 진입한 차는 후진을 해야 하는 상황. 이제는 효리네집이 아닌 '소길별하'라는 새 이름으로 소품이나 악세서리 등을 팔고 있었다. 들어가는 입구는 생각보다 길었고, 예전에 얼핏 봤던 콩인가? 를 키웠던 자리는 그냥 빈터로 남았는데 꽤나 넓은 땅이었다. 아직 진입로 정리를 하고 있어 주변이 깔끔하진 않았다. 네이버로 예약했고, 1인당 8,000원(음료, 계란과자 포함)의 입장료를 지불했다. 시간은 1시간 간격인데, 10시가 가장 빠른 시간이고 10시 입장을 강추한다. 왜? 음... 요즘같은 코로나..

혼자 걸어도 좋을 숲길 - 곶자왈도립공원

혼자 걸어도 좋을 숲길 - 곶자왈도립공원 제주엔 혼자 걸어도 좋은 숲길이 많다. 제주의 숲은 묘하다. 참 묘하다. 나무도 신비롭고, 그 나무를 감싸며 함께 살고 있는 덩굴도 신비롭고, 흔히 보는 산고사리들도 신비롭다. 요즘은 무장애길이 많이 설치되어 있어 다리가 불편한 사람들도 숲을 만날 수 있다. 여기 곶자왈도립공원도 그렇다. '곶'은 숲, '자왈'은 가시덤불을 뜻하며, 크고 작은 용암이 쪼개져 요철 지형이 만들어진 곳에 나무와 덩굴이 뒤섞여 원시림이 된 곳을 '곶자왈'이라고 한댄다. 그런 나무와 덩굴이 뒤엉킨 길을 걷다 보면 만나는 다양한 나무들. 대부분 이름을 모른다. 나는... 그래서 모든 숲이 신비로운것 같다. 오래된 나무의 뿌리가 길 바닥으로 거침없이 펼쳐져 있는 곳에 이르면 나는 머뭇거리게 ..

카테고리 없음 2022.02.12

깊고도 넓은 생각 속으로 - 전이수갤러리

깊고도 넓은 생각속으로 - 전이수갤러리 오랫동안 마음에 둔 곳에 다녀왔다. '전이수갤러리' 영재발굴단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그 당시) 9살 작가는 나이로만 보는 '꼬마'가 아니었다. 그 작가는 그때도 깊었고, 그때도 넓었다. 그래서 나는 그 9살 아이를 '작가'라고 부를 수 있다. 지금은 정말 더 깊고 넓어진 자신의 세상을 만든 '작가'다. '걸어가는 늑대들-전이수갤러리'는 함덕해수욕장 앞에 있다. 오전은 아이와 함께 관람할 수 있고, 오후는 조용한 관람을 하는 시스템이며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기다리지 않는 팁이다. 아주 화창한 날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푸른 하늘 아래 화사한 함덕 바다를 한 동안 보고 난 후 갤러리로 향했다. 전이수갤러리의 큰 제목은 '걸어가는 늑대들'이다. 갤러리 담벼락에 전이수 ..

명절과 시어머니

명절과 시어머니 제주에 내려와 두 번째 명절, 설. 이번엔 어머님과 함께 보내려 모시고 내려왔다. 설 며칠 전에. 남편이 비행기를 타고 서울 올라가 모시고 내려왔다. 역시 마중은 공항이야. 고속버스터미널이었다면 조금 덜 했을 반가움이랄까...ㅋ 암튼, 어머님이 오셨다. 그 오시기전까지 나는 바빴다. 나름 9일의 식사 메뉴를 머리로 생각해 장을 봤다. 냉장고 터질만큼 구겨넣었다. 그리고 새로 산 이불세트 세탁과 집 대청소. 얼마만의 대청소인가! 내려오시는 당일 새벽 공항으로 출발하기 위해 집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와~~~ 고장났어. ㅎㅎㅎㅎ 문이 안닫힌다. 뭔가 걸려 다시 열리고, 닫히다 다시 열리고... 그러면서 삑...삑....삑... 새벽 5시 반에....미쳐. 새벽이라 고장신고도 못하고, 그 조용한 ..

보일 듯 말 듯 카페- 매기의 추억

보일 듯 말 듯 카페- 매기의 추억 한림읍 해안도로를 달리다 한 모퉁이에 있는 카페 매기의 추억 처음엔 모르고 지나쳤고, 그 다음엔 눈에 기억하며 지나쳤고, 또, 그다음엔 창가에 앉아 차 마시는 사람들을 보며 지나쳤고, 지난번엔, 애월부터 걸어오다 다음에 와야지 하며 지나쳤던 곳. 그 곳을 오늘 간만에 날씨가 너~~~무 좋아 달려갔다. 카페가 된 돌담집. 그 안은 돌담집과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꾸밈. 다양한 드립커피들과 티종류, 디저트케잌이 있으며 친절하신 부부가 운영하신다. 원두도 팔고, 작은 소품도 파는데 가지런하게 진열한 것들이 정겹기까지 했다. 커피 참 맛있게 맛셨다. 딱 커피 고플 시간에 가서 그랬나...^^ 몇 번의 드라마 촬영도 있던 곳이었네. 드라마 대본 첨봤다. 커피 마시고 나오다 보니 헉..

카테고리 없음 2022.02.08

바다 옆을 걷다. - 한담해안 산책로

바다 옆을 걷다. - 한담해안 산책로 애월은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아닐까 싶을 만큼 갈때마다 사람들이 많다. 특히 영~~한 사람들이. 특히 한담해안 산책로 주변이. 드라마에 나온 카페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 곳에 지디 카페가 바로 옆에 생기며 폭발적 관심지역이 된 곳. 아주 오래 전에 갔을 때도 주차문제로 제대로 구경하나 못하고 나왔는데... 그래서 그곳은 갈 곳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접어두었던 곳을 이번에 가 보니 엄청나게 달라져있었다. 그래도 좀 있던 주택들은 이제 거의 없고 카페 옆에 카페, 선물가게, 요즘 핫하다는 간식가게들까지. 주차장도 몇 군대 생겨 주차해결은 될 수 있는데 음...비싸다. 많이. 한시간에 4,000원에 10분당 돈이 올라간다. 다른 곳은 15분당 돈~ 돈~ 돈~ ..

매번 다른 김치 맛

매번 다른 김치 맛 우리집은 김치를 많이 먹는 편이 아니라 마트에서 사와도 제법 오래 먹는다. 더우기 반찬을 사거나 김치를 사 먹는 것에 나보다 더 긍정적인 남편덕에 음식에 대한 부담감이나 스트레스는 없다. 특히 김치는 오히려 말리는 편. 왜? 너무 양을 많이 하니까. 그리고 매번 맛을 다르게 하는 특기가 있어서... 그래도 굴하지 않고 담겠다고 하면 적극 지원은 해 준다. 그래서 담궜다. 나름 설렁탕집 깍두기랑 겉절이 무 3개, 배추 한포기를 사와 내가 매우 큰 도움을 받고 있는 '만개의 레시피' 어플을 보며. 시키는대로 했다. 근데 사진을 보면 무 모양이 제각각인데, 이것은 무를 써는 동안 갈등을 너무 많이 했서 그렇다. 첨엔 커다랗게 어플이 시키는대로 큼지막하게 썰다가 가만...생각하니 '이거 어차..